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무산될 경우 소액주주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며 합병 반대를 주도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어서 주목된다.
14일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합병이 무산되면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에도 소액주주들과 달리 헤지펀드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6월 초 삼성물산 주가가 8만원 가까이 올랐을 때 헤지펀드는 주식 공매도나 삼성물산 주식선물 매도를 통해 이익을 확정해 뒀을 것"이라며 "이러한 이익 확정 방법은 파생상품 시장에서 흔히 쓰인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는 향후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큰 손실을 입지 않을 뿐만 아니라 추가 이익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백 연구원은 합병이 무산될 경우 헤지펀드가 추가로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 분쟁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합병 무산 후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은 삼성과 엘리엇 사이의 경영권 분쟁을 염두에 둔 추측인데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이미 마련해 둔 엘리엇이 굳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백 연구원은 결국 합병이 무산되면 합병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가는 모멘텀을 잃게 돼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