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한화 ◆
한화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주)한화의 재경본부장(CFO)인 김성일 전무(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그동안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각종 의구심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한화가 지난해 삼성그룹 방위산업·석유화학 부문 4개사(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인수를 결정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보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등 금융 계열사 경영권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무는 "방산과 석유화학 부문은 한화가 수십 년간 해온 잘 아는 사업 영역"이라며 "항공부품과 지상방산, 전자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최고의 종합방산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의 경영권 매각은 절대 없다"며 "연간 2500억원 이상의 EBITDA(법인세·이자 상각 전 영업이익) 창출이 예상되고 보유 현금과 은행권 대출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초 합의한 인수금액(8400억원)이 8242억원으로 소폭 줄었고 계약 여건 역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절반씩(4200억원) 분납하는 형태에서 추가로 1년을 연장해 완납 또는 분납이 가능하도록 변경돼 인수 조건 역시 나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보유 자산 유동화와 비핵심 자산 매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무는 한화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 여건이 대부분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산과 기계 부문에서는 올해부터 천무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고 생명보험은 저금리 상황에서도 본업 경쟁력이 강화되며 실적이 개선될 것 같다"며 "태양광의 경우 미국 등에서 시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건설은 이라크에서 수조 원 단위의 사업을 수행하며 향후 턴어라운드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며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10%도 보유하게 됐다. 향후 KAI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해 김 전무는 "KAI 지분 10%는 항공산업에서 한화그룹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이어서 팔 생각이 없다"면서도 "추가 M&A를 고려하기보다는 인수 이후 통합 성공이 더욱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한화는 계열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 매출 비중이 절반을 조금 웃돌지만 방산·석유화학 4개사(현재 10조원)와 향후 면세점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2020년까지 3조8000억원 예상)할 때 비금융 부문 매출이 절반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무는 "한화그룹의 3대 비즈니스(금융·제조·서비스)의 한 축인 서비스 부문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책과 관련해 김 전무는 "배당 증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자 한다"며 "그룹 전반에 걸쳐서 배당성향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는 보통주 1주당 500원(배당성향 36.5%)을 배당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