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과 홍콩 증시 지수를 주요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분산투자하는 ‘ELS 펀드’의 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본래 지수형 ELS 상품은 지수가 일시적으로 조정받아도 발행시점 대비 40~50% 이상 하락하지만 않으면 미리 정해진 연 6~7%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ELS펀드의 경우 담고 있는 개별 ELS들의 일별 평가가격을 평균해 펀드로 만든 것이어서 시장이 10~20%만 흔들려도 그 영향이 수익률에 즉각 반영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 펀드는 지난 10일 설정이후 누적수익률이 -0.3%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24일 첫 설정된 이 펀드는 지난 5월28일 기준 누적수익률이 8.1%까지 올랐으나 불과 한달 반만에 8%포인트 넘게 빠진 것이다.
또 다른 ELS 분산투자 펀드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ELS인덱스’ 펀드도 지난 9일 기준 설정이후 수익률이 -0.4%로 떨어졌다. 지난달 24일 누적 수익률이 5.3%까지 올랐으나 약 보름 만에 6%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ELS 펀드들의 성과가 최근 부진했던 것은 6월 말 이후 그리스 위기와 중국 증시 거품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이들 펀드가 주로 담고 있는 ELS의 기초자산인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50(Eurostoxx50) 지수가 각각 10%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삼성ELS인덱스 펀드의 경우 HSCEI와 Eurostoxx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3개 ELS(연간 제시수익률 약 7.5%)에 투자한다. 한국투자ELS솔루션 펀드는 HSCEI-Eurostoxx50 ELS 10개, 코스피200-Eurostoxx50 ELS 5개, 코스피200-HSCEI ELS 5개 등 총 20개 ELS(연간 제시수익률 약 6.0%)를 담고 있다.
ELS 펀드 운용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펀드를 출시하면서 개별 ELS의 조기 및 만기상환시 재투자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을 뿐더러 시장이 상승할 때 연간 약속된 수익률(쿠폰)에 더해 시장 상승분까지 초과로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이 글로벌 증시가 10~30% 정도 하락할 때는 쿠폰 수익은 커녕 원금손실 발생 가능성을 노출했다. 앞서 지난 4월 HSCEI가 지난해 8~9월 대비 최대 40%, Eurostoxx50이 20% 가까이 올랐을
운용업계 관계자는 “ELS 기준가격은 증시가 오른다고 그대로 쫓아갈 수는 없고 하락할 때는 통상 지수 하락분의 절반 정도 내려가는 구조”라며 “하락장에서 방어력은 개별 ELS에 비해 약하고 상승장에서 초과수익은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떨어지는 게 약점”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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