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발 쇼크에 ‘중후장대’산업 대표주들이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산업 업황이 단기간에 돌아서기 힘든 상황이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최근 해양플랜트 사업 부실에 따른 2조원대 이상 손실 누락으로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던 대우조선은 어느정도 주가 하락이 진정된 모습이다. 대규모 손실 누락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던 15일 하한가를 맞으며 8750원까지 하락했지만 16일 6.51%, 17일 오전 11시에는 2% 가량 떨어지며 하락폭이 둔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하락행진이 시작되기 전인 13일 종가와 비교하면 나흘만에 40% 가량 빠진 셈이다.
주식시장에서는 8월14일 예정인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추가적인 부실 규모와 파장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을 노리고 성급한 투자는 금물이라는 분위기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실제 워크아웃(기업 재무개선 작업)에 들어갈 경우 수주계약이 해지되거나 추가 수주가 어려워 질 수 있다”며 “구조조정 내용 등 주요 이슈들을 확인한 후에 접근하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11%가 넘는 하락을 보이며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미리 대손 충당금을 반영했던 현대중공업은 좀 나은 편이지만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조선사업부가 선방하고 있으나 해양 및 플랜트사업부가 크게 부진하고,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고 말했다. 주가 또한 경쟁사의 어려움 속에 빛을 받지 못하고 있다. 10일 12만원을 기록한 이후 17일 오전11시 현재 14% 이상 떨어진 상태다. 글로벌 경기 불황, 엔화약세, 유가하락 등을 감안하면 조선산업 반등이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다.
자동차 역시 조선과 같이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자동차·조선 등이 포함된 거래소 운수장비업종 지수는 6월1일 1849.13에서 17일 오전 11시 현재 15% 이상 하락한 1602.89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는 24% 정도 떨어졌다. 코스피가 1% 가량 하락한 것에 비해 큰 낙폭이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공장 가동률 하락, 유로화 약세 등으로 인한 유럽 법인 적자 지속 등으로 2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라며 “3% 이상의 배당 수익률이 예상되는 배당만이 호재”라고 말했다. 그나마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경우 지난 6월 글로벌 총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7.5% 증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철강산업은 맏형격인 포스코가 지난 15일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15일과 16일 각각 3.91%, 2.63% 하락한데 이어 17일 오전 11시 현재도 2% 이상의 하락을 보이면서 20만원선을 오르내리며 52주 신저가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6월1일 4854.76을 기록했던 거래소 철강금속업종 지수는 한달 반만인 17일 오전 11시 현재 7.5% 가량 하락한 4516.48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 악화로 여전히 부진이 계속 되는 상황이라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강태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에 대해 “철강 수요 감소로 특히 하반기에도 철강재 중 특히 판재류 시황이 부진할 전망”이라며 “최근 밝힌 구조조정 계획도 인력조정, 거래관행 등의 정성적인 개선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윤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산업이 2000년 이후 최초로 역성장 구간에 진입해 포스코가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9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라 내년초부터 경제·금융 제재가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은 그나마 철강업계에 다행스런 소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철강 산업 등은 그동안 중국 특수 등으로 최대 호황을 누렸던 산업들이므로 공급량이 많이 늘어난 상태”라며 “이들 산업에 대한 글로벌 구조조정이 필수적인 상황이지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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