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주간사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이날 예비입찰을 마감하고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신세계, CJ대한통운, 현대백화점, 한국타이어, 동원그룹 등 주요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앤컴퍼니 등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들도 입찰서류를 제출해 총 10여 곳이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후보로 거론되던 롯데그룹과 현대글로비스는 일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타 후보들과의 연합 가능성 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를 통해 막판 참여를 결정해 이목이 집중된다. 신세계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 때문에 참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신세계는 48.29%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보유 중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손쉽게 절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해 잔여 지분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경우 온라인몰 급성장에 대비한 물류 플랫폼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현대로지스틱스가 롯데로 넘어간 이후 마지막 남은 대형 매물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에 따라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초 싱가포르의 물류기업 APL로지스틱스 인수를 추진하다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어 이번 인수전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여기에 한라비스테온 인수로 주목받은 한앤컴퍼니를 비롯한 주요 사모펀드들도 인수전에 뛰어들어 눈길을 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들 사모펀드가 SI들과 손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이외에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이목을 끌고 있다.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동부인천항만 등 항만물류사업을 비롯해 동부고속, 동부렌터카 등 소비자 대상 운송사업, 물류창고사업, 국제물류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동부익스프레스가 3자 물류회사로서의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다.
매각자 측은 매각가로 7000억원 이상을 희망하고 있는 상황인 반면 인수후보군은 6000억원 이하를 적정 가치로 내다보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예비입찰 실시 이후 한 달여 실사를 거쳐 다음달 말 또는 9월 초 인수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익스프레스가 갖고 있는 다양한 포트폴리오 때문에 인수 과정에서 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는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가 들고 있다.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는 KTB PE·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동부익스프레스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