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1300원(3.07%) 뛴 4만3650원에 거래됐다. 오전 한때엔 전 거래일보다 14.52%나 급등한 4만8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급등세는 꺾였지만 종가는 결국 상승 마감으로 끝났다. 거래량도 635만주로 전일 136만주보다 5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날 LG전자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까닭은 구글이 LG전자 지분 35%(약 2조5000억원)를 사들인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구글이 LG전자 주식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인수해 LG그룹 지주사 (주)LG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내용이었다.
구글이 LG전자 지분은 인수하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오자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LG그룹이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하자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글과 인수 관련 의견을 교환한 적이 없다"며 "루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도 구글의 LG전자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전자업종 담당 연구원은 "LG전자가 워낙 상황이 좋지 않아 이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며 "구글 인수설은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주가가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전자가 기대를 걸었던 스마트폰 G4가 생각만큼 흥행하지 못한 데다 TV마저 적자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29일 발표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이날 LG전자를 둘러싸고 벌어진 해프닝을 두고 시장교란 행위에 해당하는지 모니터링한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루머를 퍼뜨린 사람과 당일 거래현황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