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부터 개인투자자가 예탁금 없이도 코넥스 상장사에 투자할 수 있는 코넥스 소액투자전용계좌가 도입된다.
금융당국이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자 예탁금을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낮춘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기관투자자 중심 시장으로 출범한 코넥스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고 팔기 위해서는 예탁금을 3억원 맡겨야 했지만 지난달 29일 1억원으로 대폭 하향조정됐다. 그러나 현금으로 1억원의 예탁금을 맡길 여유가 없지만 코넥스 주식을 매매하고자 하는 개인들을 위해 연간 3000만원 한도에서 투자할 수 있는 소액투자전용계좌도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소액투자전용계좌는 말 그대로 코넥스 주식에만 투자할 수 있는 전용계좌다. 때문에 이 계좌로는 코스피나 코스닥 주식에는 투자할 수 없다. 현재 계좌를 갖고 있더라도 코넥스에 투자하려면 신규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소액투자전용계좌는 1인당 1계좌로 제한된다. 계좌를 만들 때 다른 증권사에 소액투자전용계좌를 개설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A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B증권사로 옮기고 싶다면 A사에서 만든 계좌를 폐지하고 B사에서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계좌수를 제한하는 이유는 코넥스가 고위험 시장인만큼 개인들의 투자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소액투자전용계좌에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이 연간 최대 3000만원으로 묶여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개인들이 예탁금 없이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되 무리한 투자로 큰 손실을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 3000만원이라는 금액은 납입 금액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올해 소액투자전용계좌에 2000만원을 납입한 뒤 중간에 1500만원을 출금했다면 추가로 더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은 1000만원이다. 중간에 출금한 금액은 추가 납입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2000만원을 납입해 투자에 성공해 2000만원의 차익을 실현해 계좌에 4000만원을 보유하게 됐다면 이 금액은 전액 재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
다음 연도 납입 금액은 전년도 납입 금액과 관계없이 다시 3000만원으로 초기화된다.
소액투자전용계좌 도입을 앞두고 코넥스시장 시가총액도 최근 4조원을 돌파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시총은 지난 21일 4조888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3일 3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한달 만에 시총이 1조원 불어난 것이다.
코넥스가 처음 출범한 2013년 7월 1일 시총이 4689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9배나 성장했다.
상장사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투자할 만한 종목도 많아졌다. 출범 초기 상장사는 21개로 보잘 것 없었지만 지금은 84개사로 4배나 늘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상장사들의 주가상승폭이다. 84개 상장사의 주가는 상장일 당시 최초 평가가격보다 평균 400% 이상 늘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코넥스 상장 종목 수를 늘리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내부적으로 신규 상장 기업들 100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하지만 IB(투자은행)들이 최근 코스피·코스닥 상장 준비에 쫓겨 코넥스 상장 예비 기업들을 챙길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지정자문인(증권사) 없이도 상장할 수 있는 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했다. 거래소가 지정한 기관투자자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서 일정수준 이상 기술등급을 받으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내부 심사를 거쳐 벤처캐피탈(VC)를 중심으로 22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넥스 상장사의 일부 공시 항목은 강화된다. 거래처와의 거래 중단이나 생산활동 중단, 금융기관 대출원리금 연체, 사채원리금 미지급 등 4개 항목이 중요 공시사항으로 27일부터 추가된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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