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부족장 회의 '평화 지르가'가 개막됐지만 역시 예상대로 맥빠진 행사에 그쳤습니다.
회의는 탈레반의 여성 납치 비난만 되풀이한 채 원론적인 수준에서 진행됐습니다.
김건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개막된 부족장 회의 '평화 지르가'는 친 탈레반 인사가 대거 빠진 데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마저 불참하면서 기대와는 달리 맥빠진 행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개막연설에서 "아프간 역사상 여성을 납치한 경우는 없다"며 이는 국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한국인 인질 석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며, 탈레반에 대한 비난은 지극히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카르자이의 이 같은 발언은 탈레반의 '인질-수감자 맞교환'을 받아들이지 않고 도덕적, 종교적 압박을 가해 우선 다수인 여성 인질만이라도 구해보자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따라서 탈레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가 불참하면서 친미, 친정부 인사들로만 치러지게 된 이 행사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이 공동으로 테러세력에 대응하자는 원칙론만 재확인하는 '관제행사'가 될 공산이 커졌습니다.
결국 인질사태 해결은
한편 탈레반은 한국과 언제든지 대면협상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유엔이 나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집해, 대면협상 장소 합의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건훈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