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M&A 본격화 ◆
↑ 대우증권 트레이딩센터 |
이 같은 정부 측 의지 표명에도 시장은 시들했다. 장부가만 2조4365억원에 달하는 증권과 캐피탈, 자산운용 등 3종 세트에 대한 인수 부담에다 증시 호황에 따른 높아진 대우증권 주가도 한몫했다. 지난해 3월 21일 7950원이던 대우증권 주가는 올해 4월 말 1만8550원까지 뛰어올랐다.
증권산업을 비롯한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우리은행에 대한 5번째 민영화 시도가 연내에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산업은행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KDB캐피탈을 매각 패키지에서 제외하고 장부가가 634억원에 불과한 KDB자산운용만 대우증권과 묶어 파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이유다.
대우증권 주가가 높아짐에 따라 인수 후보자들에게 자금 부담을 덜어줄 방법은 산업은행 보유 지분 43% 중 일부인 '30%+1주'만 매각하는 방법이다. 산업은행은 원칙적으로 보유 지분 전량을 사겠다는 투자자에게 우선권을 줄 방침이지만 인수 후보자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탄력적으로 매매 지분을 조정할 계획이다.
7월 24일 종가 기준 산은 보유 대우증권 지분(1억4048만1383주) 시가는 2조1564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 가격이 2조원 중·후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 30%+1주(9801만268주) 시가는 1조5045억원이다. 매각 가격은 대우증권 인수전 흥행 정도와 올해 하반기 주가 추이에 달렸다. 최근 증시 호황으로 대우증권에 대한 구조조정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향후 계약조건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KB금융은 경쟁사인 신한금융에 비해 뒤떨어지는 비(非)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를 위해 대우증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순자산 5764억원 규모인 KB투자증권에 대우증권(순자산 4조1742억원)을 결합하면 자본금 2위이자 순자산 1위인 NH투자증권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1위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은)대우증권 인수에 따라 그룹 자산 규모가 360조원(연결기준)으로 늘어나며 국내 최대 금융지주로 도약한다"며 "취약했던 비은행 부문도 크게 보강해 비은행 부문 비율이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KB금융 비은행 부문 비중은 KB손보와 대우증권 인수에 따라 기존 10.8%에서 24.0%로 늘어나게 된다.
KB금융지주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사도 인수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KB금융만큼
[한우람 기자 /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