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를 이틀 앞둔 30일 모습을 다 드러낸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용산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 입구에서 관계자가 짐을 나르고 있다. [이충우 기자] |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는 기존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56층 높이의 위용을 자랑한다. 2013년 4월 서울시가 한강변 건축물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하기 전에 발 빠르게 재건축을 추진한 덕이다. 총 3개동에 전용면적 124㎡형으로만 구성된 460가구 규모의 첼리투스는 강북·강남 도심과 여의도가 가까운 전통 부촌 입지에 자리한 데다 세 개 동을 17층 공중 통로로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에 골프장·게스트하우스·피트니스센터·카페 등이 들어선다. 또 1층에는 수영장·호텔식 로비 등이 만들어져 고급 호텔 못지않은 시설과 설계로 수요자 눈길을 끈다.
일반 분양분이 거의 없는 1대1 재건축단지인 데다 공급이 비교적 적어서 시세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입주가 다가올수록 매물이 많아지고 가격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수요가 워낙 몰리다 보니 거래가는 지난해에 비해 2억원 가까이 뛴 상태다. 한강 조망권 덕에 인기가 높은 101동 1호라인 고층의 경우 지난해 말 19억~23억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23억~25억원 선까지 올랐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평면 구성 등보다는 한강이 잘 보이는 위치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며 "12억원짜리 20층 미만 중층급 전세와 24억5000만원 선인 20층 이상 고층급 매물 외에는 물량이 뜸하다"고 말했다.
이 초고층 아파트에는 외국계 기업 임원과 사업가들이 속속 입주할 예정이다. 월세 600만원 선에 고층을 계약한 한국IBM 임원 외에도 집을 사들인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임원과 이름난 여행사 대표, 유명 가구업체 오너 일가 등이 속속 집들이를 한다. 이상우 렉스아파트 재건축조합장은 "주한 미8군이 눈독 들이던 일반분양분 4가구도 지난달께 강남의 40대 젊은 자산가들이 사갔다"며 "2~5층짜리는 17억800만~17억9900만원, 12층 이하 중층은 17억원대 후반~18억원 선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첼리투스 옆에 있지만 층수 제한에 걸려 47층으로 지으려던 계획이 틀어지면서 재건축 사업이 주춤했던 '왕궁맨션'도 최근 건축 도면 심의에 들어갔다. 사업 문의가 늘고 매매 가격도 올라가는 추세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7억8500만원이던 전용 102.48㎡형 거래가격이 올해 1월에는 8억500만원으로 상승했고, 이달 들어서는 9억2000만원 선까지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동이나 층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옆 동네 첼리투스 입주와 높이 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오른 건 사실"이
층수 제한 완화가 가시화하면 기대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지점장은 "전통 부촌인 동부이촌동 일대는 강남 재건축단지에 밀리는 형국이었지만 용산 개발계획·층수 제한 완화가 가시화되면 재건축을 비롯해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