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홍콩거래소와 상하이거래소 교차 거래)'을 활용한 중국 본토 주식 거래 1위 증권사인 삼성증권이 최근 중국 투자 비중 축소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본사 차원의 문자메시지와 영업점 직원들의 전화도 모자라 투자 자산이 수십억 원 규모로 거액일 경우 윤용암 사장이 직접 찾아가기까지 한다. 보통 증권사들이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저가 분할매수·고가 매도 전략을 고객에게 제안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삼성증권이 최근 전사적 차원에서 고객의 중국 비중 축소에 나선 까닭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정영완 삼성증권 고객전략실장(상무·사진)은 3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중국 주식시장 비중 축소 필요성을 판단한 핵심 포인트는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 말까지는 변동성이 클 전망인 만큼 비중을 많이 줄이고 지켜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후강퉁 개시 이전인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평균 1.9% 수준에 머물렀던 중국 주식시장의 주간 수익률 변동성은 지난 4월 말 기준 2.58%까지 상승한 데 이어 7월 말에는 4.61%까지 크게 상승했다. 이는 과거 5년 중국 주식시장의 평균 변동성 2.4%의 2배 수준이며, 2009년 10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다.
삼성증권은 상하이지수가 4000선을 훌쩍 넘은 지난 4월 22일 선제적으로 후강퉁 거래 고객들에게 전체 자산 내 중국 본토 주식 비중을 기존 '30% 이내'에서 '20% 이내'로 줄이라고 안내하기 시작했다. 이어 7월에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자 '10% 이내'로 보다 축소할 것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정 상무는 "중국 주식 비중 축소 제안은 리스크 관리를 통한 고객 수익률 제고에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동성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과거 증권사들이 선택했던 방식은 단기 저점 매수, 단기 고점 매도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것이었다"며 "이러한 접근은 매매 시점 선택에 따라 고객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지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고객 입장에서 분명한 것은 매매할 때마다 거래 비용이 들어가고 결국 투자 성과를 떨어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후강퉁 거래 잔액은 5000억원 안팎이다. 통상적으로 해외 주식의 평균 매매 빈도가 6개월 기준 2~3회 수준이란 점을 감안할 때 고객이 잔액을 청산할 경우 매도 거래 1회에서만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중개 역할을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손해다.
정 상무는 "영업점의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 비중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고객 신뢰 회복'을 강조한 윤용암 사장의 의지가 그만큼
정 상무는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 "통제권 밖의 개인 장외 신용잔액이 크게 줄어야 하고 경기 회복을 나타내는 거시경제 지표도 확인돼야 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신흥국보다는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 자산 비중을 높이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