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경영권 참여와 지배구조 개선을 도모하고, 자사주 취득 결의 혹은 권유와 같은 방법을 통해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세코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2171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당기순이익 142억원을 기록한 우량회사지만 경영권 승계 이슈 때문에 그동안 회사가 주가를 억눌렀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세코닉스와 유사업종 회사인 엠씨넥스 주가가 주주친화 정책으로 최근 1년 사이 3배 이상 오른 것이 주주 행동이 촉발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액주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다 힘을 모아 경영진에 자신들의 요구를 적극 제시하고 있다. 주주가 회사 경영에 관심을 보일수록 경영진에 대한 감시 기능이 강화된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횡령·배임이나 분식회계 등 법적 잘못이 없는데도 단순히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영권을 공격하기도 한다.
성창기업지주는 소액주주들과 기업이 충돌하고 있는 대표 기업이다. 내년에 설립 100주년을 맞는 이 회사는 수백억 원을 배당하라는 소액주주의 압력에 직면했다.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작년 소액주주연합 대표 격인 김택환 씨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부터다. 김씨는 온라인상에서 회사 자산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며 자산가치 재평가를 요구했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위임장을 얻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현금배당(1주당 1000원) △이사·감사 선임건 △유상감자(유상감자 10%·1주당 4만3881원) 실시 등의 주주제안을 내세웠고, 결국 감사로 선임됐다. 이는 성창기업지주의 2013년도 말 기준 자산총액 875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411억원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2만원대였던 주가는 두 달 만에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김씨는 "회사가 명지지구 보상금 1700억여 원을 받으면 250억원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창기업지주는 "250억원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전업투자자였던 김씨는 2011년 이미 휴스틸의 소액주주운동에 참여해 현금배당 등의 주주제안을 한 바 있다. 김씨는 휴스틸과 법정공방 끝에 패소했고, 그 후 성창기업지주 소액주주운동에 참여했다. 김씨는 성창기업 주총에서 감사로 선임됐지만 회사가 감사 임용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법정공방 중이다.
보루네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6월 15일 보루네오 주식 단 2주만을 보유한 개인주주 윤만성 씨가 처음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 현 경영진을 해임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달라는 것이다. 이 소식에 주가가 이틀간 약 68% 급등했으나 16일 소송이 취하된 후 이틀간 12% 내려앉았다. 지난 21일에는 새로운 소송이 다시 접수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또다시 44% 급등했다. 비츠로시스 등 다른 중소형사
최근 활발해진 소액주주운동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정삼영 대체투자연구원장은 "엘리엇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행동주의는 전통적인 투자 방향 중 하나로 경영 효율성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