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리스크가 주춤하자 유럽펀드에 돈이 몰리며 설정잔고가 2조원을 넘어섰다. 각광받던 중국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유럽펀드가 중국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로 한때 하락하던 수익률도 다시 상승반전해 한달새 6% 이상의 성과를 냈다. 막바지에 다다른 2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유럽기업들은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하반기 전망을 밝히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기준 유럽펀드의 설정잔고는 2조41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46개 유럽펀드에 올들어서만 1조3182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결과다.
유럽펀드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된 이후 한달간 6.05%의 성과를 내면서 해외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면모를 보였다. 연초 대비 수익률도 19.2%로 일본펀드(19.5%)와 더불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펀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와 독일·프랑스 등 주요지역 기업들의 실적회복에 힘입어 올해 초 월등한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2분기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논란이 번지면서 2분기 수익률이 -5~-6%로 뒷걸음질쳤고 투자규모도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내 유럽펀드 투자자금의 절반은 ‘슈로더유로A’가 차지하고 있다. ‘슈로더유로A’와 ‘슈로더유로연금’을 합친 모 펀드의 설정액이 1조308억원에 이를 정도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20.3%, 1년간 26.73%의 수익률을 기록해 양호한 성과를 냈다. 3년 수익률(82.35%)은 유럽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 이 펀드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를 편입한 ‘MSCI EMU Index’를 참고지수(벤치마크)로 삼고 있다. 이 펀드는 영국·북유럽국가 등 유로존 이외 주식을 담을 수는 있지만 다른 펀드에 비해 유로존의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2분기 그리스 사태로 인한 조정폭은 큰 편이었지만 상승기 성과도 다른 펀드보다 좋은편이었다.
그리스 협상 타결 이후 성과는 ‘피델리티유럽’이 5.5%(1개월)로 가장 우수하다. 이 펀드는 ‘슈로더유로A’와 달리 영국이 30% 이상 편입된 ‘MSCI Europe Index’가 벤치마크다. 위험대비 성과를 나타내는 척도인 수정 샤프지수(1년)는 피델리티유럽펀드가 1.5 수준으로 유럽펀드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1의 위험을 감수할 때 1.5의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도이치유럽펀드’(1.28)와 ‘이스트스프링유러피언리더스펀드’(1.19), ‘슈로더유로A’(1.13) 등도 1을 넘겼다. 반면 하‘나UBS유럽포커스’와 ‘KB스타유로인덱스’ 등은 샤프지수가 1을 밑돌아 다소 낮게 나타났다.
러스 코에스테리치 블랙록자산운용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는 “지금까지 발표된 유럽기업의 2분기 실적은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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