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피해자의 거부나 저항여부가 매우 중요한데요.
장애인 성폭행에 있어 정신 장애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으로 저항을 못한 경우에는 성폭력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징신지체를 앓고 있는 이 모 씨는 13살이던 지난 99년 집 주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집주인 김 씨의 행각은 이후 5년여동안 8차례 걸쳐 계속됐지만, 이 씨는 이에 제대로 저항하거나 거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김씨가 피해자의 모친과 내연관계였는데다 정신지체로 김씨가 성행위를 거부하면 심한 폭력을 휘두를 것으로 과도하게 겁을 먹었기 때문이였습니다.
성폭행으로 임신을 한 뒤 낙태수술까지 받았지만 어머니마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자 이 씨는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검찰은 김 씨를 성폭행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이씨의 저항 의사가 없었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 2부는 하급심이 항거불능의 상태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사건을 파기하고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상 '신체 또는 정신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은 장애 그 자체로 항거불능 상태 뿐 아니라 장애로 인해 심리적 반항이 불가능한 경우도 포함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인터뷰 : 변현철 / 공보관
-"이번 판결은 성폭력처벌법상
재판부는 특히 항거불능 상태를 판단할 때는 가해자의 신분을 비롯한 관계, 가해자의 행위내용과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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