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우리은행이 판매하기 시작한 중금리대출 상품인 위비모바일대출 실적은 24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한도가 1000만원에 불과한 이 상품이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200억원을 넘어선 것은 고무적인 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성공스토리는 여기까지다. 다른 은행은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그다지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6월 출시한 '스피드업직장인' 대출 실적은 144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은행은 그나마 체면을 살릴 정도다. 하나은행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지난달 6~10%대 '이지세이브론'을 공개한 하나은행의 경우 실적 공개를 거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우리 중금리대출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며 "실적을 밝히지 못하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6월 출시한 모바일 플랫폼 '아이원(i-ONE) 뱅크'에 중금리대출 상품을 담을 계획이었으나 다른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 실적 부진 탓에 향후 일정을 세우고 있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다른 은행 간 차이는 바로 보증기관 협약에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보증보험이 보증서를 발급해준 고객을 상대로 대출을 취급할 수 있어 리스크 부담이 현저히 줄었다. A은행 임원은 "서울보증보험과 함께 중금리대출 상품을 기획하고 싶지만 서울보증보험이 우리은행 상품 상황을 확인한 후 진행하려 해 늦어지고 있다"며 "위험을 떠안고 마냥 중금리상품을 확대할 순 없다"고 말했다.
결국 시중은행은 중금리대출 대상자인 신용등급 5등급 이하 고객에 대한 리스크 시스템 구축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당초 우량 고객만 대상으로 쉽게 장사를 해왔는데 중간 신용등급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확대를 강조하고 있어 은행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과거 연체율이 높은 고객을 취급했던 경험이 없다"며 "중신용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없는 상황에 중금리대출 확대는 위험 증가 요인"이라고 말했다.
1금융권에서 대출 신청을 거부당하거나 한도에 도달한 고객들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고객들이 곧장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중간 신용등급자는 CB 공유가 안 되는 대부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