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이탈이 심상치 않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11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외국인 매도세가 8거래일 연속 이어지면서 이 기간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금만 총 1조149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도 127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 다음달로 다가온데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와 유럽 등 선진국 주식시장으로 추세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와 하나대투증권 등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자금은 신흥국 주식에서 5주 연속, 신흥국 채권에서 3주 연속 자금 이탈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선진국 주식으로는 6주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8월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신흥국 주식에서 24억74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는데, 이는 최근 10주 평균 유출 자금 14억6400만달러 대비 10억달러 이상 많은 것이다. 그만큼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최근 강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위안화 절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로 중국과 수출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대만 동남아 등 수 출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고, 경쟁국들의 경쟁적인 통화가치 하락 경쟁이 벌어질 경우 주식 평가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선진국 주식으로 유입된 61조1900만달러 규모 펀드 투자금 가운데서도 절반 이상인 33조9300만달러는 서유럽으로 집중됐다. 그리스 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됐고 양적완화의 시작점에 있는 유로존의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9월 중하순 미국 기준금리 인상까지
[최재원 기자 /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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