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선을 돌파하며 거침없이 오르던 코스닥에 제동이 걸리며 이제는 급 후진하고 있다.
18일 700선이 붕괴된 코스닥은 19일 장 중 6% 이상 빠지며 ‘패닉’ 상태를 경험했고 그나마 장 막판 저가 매수 물량이 몰리면서 4%대급락에 마감했다.
2분기 실적 시즌을 마치고 별다른 상승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중국 증시 급락,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수에 직격탄을 쏜것이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공행진하던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8% 넘게 빠졌고, 이날에는 650선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7% 가까이 급락하며 3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후 들어 중국 증시가 3% 가까이 하락하며 투심을 위축시켰고 쏟아져 나오는 기관의 손절매(로스컷)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올 들어 급증했던 신용잔고 물량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와 성장성을 바탕으로 랠리를 펼쳐온 코스닥이 조정에 들어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번 하락세가 글로벌 경제 상황의 변화에서 출발한데다가 이미 2분기 실적 시즌이 종료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내부적인 반등 요인은 찾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최근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유동성 공급 등의 조치가 오히려 중국 경기의 불안정성을 대내외에 공표한 셈이 됐다”면서 “중국 경기, 특히 내수 소비 관련 부분에 대한 우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관련주들이 계속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급락을 단순히 중국 시장 악재 때문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와 코스닥의 밸류에이션 부담 등이 혼재된 시장에 중국 증시의 불안정성이 하락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이 하락세라고 한국 증시가 타격을 입었다는 것은 단순한 해석”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의 경기 부진이 장기화된 데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의 경우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빨랐던 종목도 여럿”이라며 “이들 종목에 반전이 나타나면서 하락세에 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즉, 고평가된 코스닥 종목의 경우 단기간에 기관과 개인이 가세해 주가를 끌어올린 만큼 약세장에서의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 시장의 조정은 불가피한 만큼 성장 모멘텀을 재확인할 때까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 이상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것도 무리가 있지만 뚜렷한 상승 재료가 없는 만큼 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 변동폭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자동차, 보험 등 대형주와 배당주 등으로 자산을 옮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이가희 기자 /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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