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장세에 올라탄 개인 자금이 몰렸던 코스닥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산성앨엔에스(-41.20%) 메디포스트(-30.47%) 파라다이스(-15.62%) 코스온(-23.05%) 원익IPS(-25.26%) 등 순매수 상위사 주가가 한 곳도 빼놓지 않고 모두 급락했다.
날벼락을 맞은 개인과 달리 기관과 외국인의 경우 순매수한 코스피·코스닥 상위 5개사 10곳 가운데 7곳, 4곳의 주가가 오르면서 개인에 비해 선방했다. 한 달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시에 6.6%, 13.3% 떨어진 데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된 것이다. 외국인이 2조원 넘게 파는 동안 개인만 1조원 넘는 매도물량을 떠안은 결과다.
이처럼 개인이 하락장에서 유독 부진한 성적표를 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기관·외국인투자자보다 한 발 늦게 대응하는 핵심 원인으로 고급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꼽는다. 또 같은 정보를 보더라도 이를 해석해 가공하는 '분석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주가가 최고조로 올랐을 때 상투를 잡은 뒤 빠져나올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잦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개인들은 기관과 달리 체계적인 기업 분석과 위험 관리 노하우를 갖추고 있지 않아 손실을 입기 쉽다"면서 "기관은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할 뿐만 아니라 특정 요건을 만족하지 않은 종목은 아예 편입 대상에서 배제하고,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면 기계적으로 손절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개인들이 늘 되풀이되는 개미지옥에서 벗어나려면 기관처럼 위험 분산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스크 관리에 자신이 없는 개인이라면 아예 당분간 추가 조정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변동성이 더 커진 마당에 개인들이 소(小)를 탐해 섣불리 접근했다가는 대(大)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증권사 주식투자대회를 휩쓴 '슈퍼개미'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는 "개인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쉬어가야 할 장세에서도 주식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개미가 수익을 내긴 어렵고, 손실을 보기 쉬운 환경에서는 투자를 자제하면서 수익률을 방어하는 게 최선"이라고 권했다.
다만 비관론에 빠진 나머지 기회를 포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에 신중한 것과 낙담하는 것은 다른데 시장 전체적으로 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돼 있다는 것. '주식 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정보의 비대칭이 극심하다지만 알고자 하는 개인에게 필요한 지식·정보는 인터넷 등에 얼마든지 열려 있고, 지금 같은 장세에서는
투자기간을 짧게 설정하면 환율·금리 등이 출렁거릴 때 겁부터 먹지만, 최소 3~4년 이상을 보고 기업의 장기성장 과실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면 지금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