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증권·보험 합동검사반을 꾸려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상품 및 펀드 판매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올해 상반기 ELS·ELT 판매 규모는 약 90조원에 이른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금융투자검사국, 은행검사국, 보험검사국 등 유관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검사반을 편성해 오는 24일부터 3주 동안 ELS 관련 상품 등을 판매하는 은행, 증권, 보험사에 대해 합동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ELS는 올해 상반기 증권사 최고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은행도 ELS를 편입한 신탁(ELT)이나 펀드(ELF)를 판매해 재미를 봤고, 보험사 역시 ELF 판매에 열을 올려 증권사 ELS·ELT와 은행권 ELT가 각각 65조원, 24조원가량 판매됐다.
금감원은 우선 ELS나 ELT 등을 상대적으로 많이 발행한 은행 4곳, 증권사 4곳, 보험사 2곳 등 10개사를 검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상품 기획부터 투자권유 준칙 준수 여부, 인센티브 정책 등 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점검한다.
약 30명으로 구성되는 검사반은 소속 권역에 상관없이 크로스(cross) 검사를 할 예정이다. 은행검사국에서 증권사의 ELS 판매 실태를, 보험검사국에서 은행의 ELT 판매 내부 통제 정책을 들여다보게 된다.
금감원이 전례 없이 특정 상품에 대해 업권을 뛰어넘은 합동검사반을 꾸린 것은 각 금융사별로 고객 투자 성향이 모두 다른데도 사실상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ELT나 ELF 상품의 불완전판매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원금손실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 판매하는 신탁’이라는 이미지 덕에 안전한 상품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은행은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자 ELT 판매액을 내부 인사 평가에 반영하기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각기 다른 업권을 통해 ELS나 관련 상품을 구매했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투자자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판매 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해 업권별로 투자자 보호에 차이가 있는 지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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