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로 불어났던 신용잔액이 최근 하락장에서 급속도로 줄고 있다. 상승장에서 빚을 지면서까지 주식을 사들였던 투자자들의 계좌가 '깡통'으로 전락할 위험도 커졌다.
지난달 27일 역대 최대치 8조734억원까지 늘어났던 국내 증시의 신용잔액이 이달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기준 7조4730억원까지 내려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약 6000억원(7.44%)이 사라졌다.
올 상반기 빚을 내서라도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앞다퉈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작년 말 2조5364억원이었던 신용잔액이 연초 이후 2배 가까이 증가했다가, 지난달 27일(4조1579억원)을 정점으로 현재 3조869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신용잔액이 이처럼 빠르게 감소하는 것은 단순히 투자자들이 위험을 기피하고 몸을 사려서만은 아니다. 상당 부분은 주가가 폭락하면서 증권사가 반대매매에 나선 결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고객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주가가 떨어져 담보가 부족해지면 모자란 부분만큼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메우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제한폭도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개미들이 반대매매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처지다.
이남룡 삼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