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화재 설계사 보험료 `먹튀`…회사는 고객 `기만`

↑ D화재 고객 진모 씨가 설계사 김모 씨에 대한 민원자료로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보험료 결제 내역.

D화재 소속 설계사가 고객의 자동차 보험료를 받아 가로채 잠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관련 민원이 금융감독원에 접수되자 고객에게 보상을 약속하고 철회를 종용, 설득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보상을 미루다 취재가 시작되자 보상금을 지급했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D화재 소속 설계사가 고객의 자동차 보험료를 받아 일부를 유용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을 제기한 진모 씨는 지난해 5월 지인 소개로 D화재 설계사 김모 씨를 만났고 김씨를 통해 자동차 보험에 가입했다.
진씨는 보험 가입을 위해 설계사 김씨의 요구대로 1년치 보험료 92만원을 김씨 통장으로 이체했고 그렇게 보험 가입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진씨는 보험 가입 1년이 지나는 시점에 폐차 과정에서 일정 기간 동안 자신의 차량이 무보험 차량임을 알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의무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 77만원 가량을 부과 받은 것.
추후 확인해보니 설계사 김씨가 진씨의 1년치 자동차 보험료를 받아 매달 일정 금액씩 쪼개서 보험에 가입한 것이었다. 처음 한두 달은 보험료를 넣었지만 나머지 기간은 일정 기간에 대해서만 보험료를 결제하는 등 보험가입 기간이 들쭉날쭉했다.
진씨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설계사 김씨에게 항의해 피해 보상을 요구했으나 일부 보상에 그쳐 결국 금감원에 민원을 넣었다. 현재 김씨는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다.
민원이 접수되자 D화재는 진씨에게 민원 철회를 설득했다. 민원을 무마해주는 조건으로 모든 피해 등에 대한 보상을 약속하고 결국 민원 철회를 얻어냈다.
하지만 D화재는 진씨가 겪은 피해에 대해 당초 보상을 해주겠다는 말과 달리 한 달여가 지났지만 무소식이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설계사가 고객 보험료를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료 돌려 막기식으로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D화재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오늘에야 진씨에게 약속한 보상금을 모두 지급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