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동래 꿈에그린 전용 84㎡A형 평면(좌)과 세종시 3차 모아엘가 더테라스 전용 99㎡A 평면(우) [사진제공: 각 업체] |
한때 화려한 외관과 차별화된 평면으로 인기를 끌던 탑상형 아파트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실제 최근 분양현장에서 나가보면 통풍과 환기에 한계가 있는 탑상형 아파트가 외면받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주택업계는 부동산시장이 부침현상을 지속하면서 수요형태가 투자보단 실거주 목적으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사정이 달랐다. 무엇보다 아파트 (내·외부)디자인이 중시되던 시절, 화려한 외관의 탑상형 아파트들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목동 하이페리온,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탑상형 아파트들은 서울시내 마천루를 자처하는 듯 초고층 설계와 웅장하고 세련된 외관을 뽐내며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 개 층에 3, 4채의 가구를 둥글게 배치하는 설계 때문에 남향 세대가 몇 가구 없고, 통풍이 잘되지 않는 등 단점이 적잖았다.
여기에 밀폐형 유리로 외벽을 마감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점도 불만의 목소리를 키웠다.
“누가 성냥갑 아파트라 무시했나” 판상형 아파트의 귀환
최근 아파트시장에는 판상형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4베이 평면을 도입하기에 판상형 구조가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분양성적도 좋다. 건설사 입장에선 한 개 동에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는 탑상형 아파트가 수익성면에서 낫지만, 최근 주택 수요자들은 판상형을 더욱 선호한다고 판단, 판상형 아파트를 시장에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청약경쟁률을 살펴보면 최근 주택시장에 불고 있는 판상형 아파트 선호현상을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라도 판상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더 높았다. 실제로 대우건설이 지난 6월 기흥구 구갈동 234-2 일대 기흥역세권 3-2블록에서 분양한 ‘기흥역센트럴푸르지오’는 판상형인 84m²A1형이 탑상형 84m²B1형보다 청약경쟁률이 높았다.
84m²A1형은 1순위에서 56.11대 1을 기록한 반면 84m²B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자들이 채광과 맞통풍을 중요시해 탑상형보다는 판상형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지난해부터 판상형과 탑상형이 혼재된 아파트가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판상형으로 설계한 아파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