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망친 사람에 30만원씩 줘라"

세무사 시험에서 인쇄사고로 인해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었다면 국가가 정신적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4월 국세청이 주관하는 세무사시험 영어과목에서 잘못 인쇄된 문제지가 수험생들에게 배포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감독기관은 시험 시작 30분 전 이를 발견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잘못된 문제지를 받은 수험생들은 큰 혼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국세청은 잘못 인쇄된 문제들을 모두 맞게 처리했지만, 시험에 탈락한 수험생 9백여명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 때문에 시험을 망친만큼 정신적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국가가 탈락한 수험생들에게 각각 30만원씩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인쇄사고라는 중대한 문제를 방지하지 못했고, 시험 도중 문제지 오류와 대처법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특히 수험생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문제를 풀어야 했지만 이 권리가 침해당한 만큼 위자료를 줘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수험생 박 모씨 등 750여명이 세무사 자격 1차 시험 불합격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법원에 낸 소송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