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주인인 영국 테스코는 다음달 초 홈플러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홈플러스로부터 최대 1조원 규모 배당을 받아가는 방안을 인수후보에 통보했다.
홈플러스 인수후보는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 △칼라일그룹 등 3곳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테스코가 홈플러스로부터 배당금을 빼가는 대신 매각가격을 낮춰주는 딜 구조를 인수후보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매각가는 7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 매각가격에는 테스코가 홈플러스에 빌려준 1조5000억원이 포함됐다. 이 대여금액을 제외할 경우 홈플러스 지분 100%에 대한 지급대금은 5조5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서 테스코가 최대 1조원을 배당금으로 빼가는 대신 실제 거래대금을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구조다.
이 같은 딜 구조 변경은 양도차익 관련 세금을 낮추는 한편 매각가격을 낮춰 인수·합병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테스코는 1999년 삼성물산과 홈플러스를 합작 설립한 이후 사업 철수를 결정한 삼성물산 지분 인수대금, 유상증자 등으로 총 8113억원을 투자했다.
홈플러스의 실질적인 주인은 영국 테스코이지만 형식적인 대주주는 네덜란드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테스코홀딩스 B.V'로 홈플러스 지분의 100%를 들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다른 다국적 기업들처럼 절세 목적으로 이 같은 지배구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네덜란드 사이에는 조세의 이중과세 회피와 탈세 방지를 위한 협약을 맺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 투자한 외국기업의 배당소득세율과 양도소득세율에 관한 부분은 각국 간 맺고 있는 조세협약과 기업들의 사례별로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2409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테스코의 이 같은 결정은 눈총을 사고 있다. 4년치 이익으로 쌓아올린 현금이 단번에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절세 목적으로 갑작스레 대규모 배당을 결정할 경우 기업 보유 현금이 고갈돼 투자나 기업 성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2월 말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1조5658억원에 달한다. 이 중 3분의 2가량이 일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