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무섭게 흔들리고 있다.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투자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중국증시는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에 연일 급락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다가오면서 신흥국의 화폐 가치 하락에 따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토막만 나지 않으면 괜찮다던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결합증권(DLS) 마저 주식, 원자재 등 기초자산들의 끝모를 추락으로 이미 안전지대를 벗어난 상황이다. 다양한 대외 변수들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전문가들도 쉽사리 특정 상품이나 투자전략을 추천하기가 어려운 시점이다.
26일 매일경제가 만난 김영섭 유진투자증권 영등포지점장은 현재 시장에서는 수익률 보다 손실 위험을 투자 전략을 권했다. 중국 정부의 전격 위안화 절하, 북한의 군사 도발 등 다양한 변수들이 산재해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통한 투자 권유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김 지점장은 “상반기 중국과 국내 중소형주 강세로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단기간 패닉 상태로 바뀌었다”며 “많이 떨어졌으니 좋아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보다는 다양한 변수에도 흔들림이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선진국, 그중에서도 유럽과 일본에 주목했다. 그는 “두 지역은 달러 강세 속에서 준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수 있어 투자 매력이 있다”며 “유럽과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고 달러강세, 신흥국 경기부진, 미국의 금리인상 등 일련의 시장환경은 선진국 시장으로의 글로벌 유동성을 더욱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돼 추가 하락 시 비중확대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최근 나타난 글로벌 증시 침체만 벗겨내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하반기 일본 경제는 수출 및 내수 동반 회복 구도하에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걸로 예상된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0.7%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위안화 절하는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추가 양적완화의 필요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 일부에서 권하는 중국 등 신흥국 자산의 저점 매수 전략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김 지점장은 “중국의 경우 올해에만 세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 공적 자금의 시장 투입 등 자국증시를 살리기 위한 각종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난달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중국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성장둔화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김 지점장이 추천한 상품은 메자닌 공모주 펀드다. 메자닌(Mezzanine) 펀드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후순위채권 등에 투자하는 간접펀드로 원금과 금리가 보장되는 채권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주가가 오를 때 신주인수권이나 주식전환권을 행사해 주식 투자의 장점도 누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주식보다 위험성이 낮으면서 채권보다는 기대 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 시중 금리를 웃도는 이자 수익에 공모주 투자에 따른 단기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하락장일 때 채권, 상승장일때 주식 투자로 선택이 가능해 현재 시장상황에 맞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메자닌 상품 투자 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세금이다. 펀드로 메자닌에 투자할 경우 투자수익 대부분이 과세 대상이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들은 유의해야 한다. 반면 메자닌을 랩어카운트에서 채권 상태로 매매하면 비과세되고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결합상품으로
김 지점장은 “최근 종목형 ELS를 비롯해 일부 지수형 ELS까지 위험해졌지만 손실조건을 최소화 시킨 노낙인(No Knock-In·만기까지 원금손실 조건 없음) 스텝다운형 지수형ELS 등은 여전히 투자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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