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에 대해 칼을 뽑아 들었다. 지난해 초 오비맥주 매각을 통해 4조원 이상의 매각차익을 거둔 부분을 겨냥해 당시 거둬들인 세금이 적다는 판단에 따라 추징금 징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세무당국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글로벌 PEF 운용사 KKR와 어피니티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오비맥주 매각으로 거둬들인 40억달러 규모 양도차익에 대해 4000억원을 납부했는데 추징금액이 적다고 판단해 추가 조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오비맥주 매각으로 수조 원대 차익을 거둔 KKR와 어피니티에 대해 추가 세금 추징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 자료가 오비맥주에 있기 때문에 오비맥주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국세청의 추가 세금 추징 규모가 2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KKR와 어피니티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형 매물인 홈플러스 인수를 놓고 MBK파트너스와 막판 기싸움을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인수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KKR와 어피니티는 2009년 오비맥주를 벨기에 주류업체 AB인베브에서 18억달러에 인수한 지 5년 만에 되팔아 40억달러 차익을 거뒀다. 당시 세무업계에서는 KKR와 어피니티 측이 국내 세법에 따라 납부해야 할 세금 규모를 7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해외 PEF에 대한 과세 규정상 세금이 4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
과세당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추가 징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KKR와 어피니티는 오비맥주 보유 당시 거둬간 배당금에 대해 국세청이 1500억원가량을 추징금으로 부과하자 세금 이중 납부 등을 이유로 조세심판원에 불복 심판을 청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