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KDB대우증권, KDB자산운용, KDB캐피탈에 대한 매각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자문사를 설정하고 실사를 거쳐 10월 초께 주식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대우증권은 시가총액이 4조원이 넘는 업계 1위 증권사다. 자기자본은 4조2300억원 수준으로, NH투자증권에 이어 2위다. 회사는 국내 점포 103곳과 해외점포 1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사무소 3곳, 현지법인 8곳, 해외자문사 1곳을 보유하고 있다. 임직원이 3061명에 달하는 ‘대어’인 만큼 입맛을 다시는 예비 인수자들이 여럿이다.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는 KB금융이 언급됐다. KB금융은 비은행권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KB투자증권은 대우증권을 손에 넣을 경우, 자산규모를 4조8000억원까지 불려 업계 1위로 올라선다. 또 증권운용에 치중된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위탁영업과 자산관리 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또한 대우증권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국내 회사는 KB금융이 유일하다고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말 장부가만 1조7800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면 매각가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보유한 43%의 지분 가치는 2조원이 넘어간다”며 “30% 프리미엄을 가정하면 매각 대금은 2조50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외 인수 후보로는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거론됐지만 본격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시틱(CITIC·중국중신집단공사)과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인수에 도전했던 파인스트리트 등 사모펀드가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계속 떨어지는 주가가 매각 작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4월 1만8550원까지 치솟았던 대우증권은 최근 1만2000원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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