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연금저축계좌 이전 간소화 제도가 시행된 이래 저금리 시대에 좀 더 높은 수익을 찾는 고객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그동안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보험시장에서 수익률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금융투자업계로의 이전을 고민하는 고객들이 상당하다. 전체 100조원 규모의 연금저축 시장에서 7% 안팎을 차지하고 있던 증권사들이 제도 시행을 계기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게다가 기준금리 1%대 시대 보험상품으로는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연금저축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중이다.
◆ “저금리 시대, 노후자산 풍성하게 만들어야”
연금저축펀드는 절세 효과에 기존 보험, 신탁 대비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주식, 채권 등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단일 계좌 내에서 다양한 복수 상품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 수수료 없이 자유롭게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고 예금자 보호도 되지 않는다.
이같은 ‘원금 손실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저금리가 노후자산의 실질가치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속속 계좌를 이전하고 있다.
↑ (표=NH투자증권) |
전문가들은 절세효과를 기대하는 신규 자금과 간소화 제도 시행 후 펀드로 이전해 온 자금이 설정액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래에 연금을 받는 시점을 감안해 더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김민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는 단순한 적립이 아닌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초과 기대수익을 추구해 노후자산을 풍성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 투자해야 하는 연금저축의 특성상 펀드에 투자한다면 더 큰 복리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가입 시점 따라 다르게 결정하세요”
전문가들은 같은 연금저축보험이라도 가입 시점에 따라 이전 여부를 달리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행복리포트 19호에서 2001년 이전에 판매됐던 ‘구 개인연금저축보험’에 가입했다면 연금펀드나 신탁으로 이전하지 말고 보험상품을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1994년부터 2000년 말까지 판매된 ‘구 개인연금저축보험’은 당시 고금리 상황을 반영해 최저보증이율이 4%대인 경우가 많고 일부 7% 확정금리 상품도 있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 수익을 내기 유리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김진웅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기준금리가 1%대인 상황에서 4%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올리는 상품을 찾기 쉽지 않다”며 “구 개인연금저축보험은 연금 수령 때 연간 1200만원 한도 내에서 3.3~5.5%의 세율을 적용받는 새 연금저축과 달리 연금 수령 때 투자이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가 적용되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후 도입된 연금저축계좌를 보험상품으로 운용중이라면 다른 상품으로 이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형 생명보험사의 공시수익률을 기준으로 할때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금저축보험의 누적수익률은 16.9%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33.8%를 밑돌아 사실상 손해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보험과 달리 2003년부터 지난해 까지 국내 대형 주식형 연금펀드는 178%의 수익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주식형 상품의 경우 손실구간이 있지만 연금저축이 장기투자임을 고려할 때 변동성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단 연금저축보험의 이전 시기는 원금 손실과 펀드의 기대 수익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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