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관련 소비주 주가는 이날 3~10%씩 급락했다. 유커주 가운데 대장주 격인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1만1000원(3.32%) 떨어진 32만500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2.14%) 파라다이스(-4.21%) GKL(-1.17%) 하나투어(-3.62%) 쿠쿠전자(-2.78%) 쿠첸(-10.27%)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새롭게 유커주로 떠오르고 있는 아가방컴퍼니(-5.80%) 보령메디앙스(-5.58%)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 소비주 중에서 떨어지지 않은 종목은 호텔신라(0%)와 제로투세븐(1.76%) 정도뿐이었다.
이날 중국 소비주들이 일제히 떨어진 이유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무역수지가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8월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 수입액은 14.3%나 감소했다. 수출 지표보다 수입 지표가 더 많이 떨어져 '불황형 흑자'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진 셈이다. 불황형 흑자가 계속되면 '수입감소→제조업 생산감소→수출감소→내수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먼저 발표된 중국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수출입 지표까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며 "10일 소비·생산자 물가지수, 13일에 나올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등 계속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 느려질 위험이 높아지면서 유커주가 타격을 제대로 입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중국 소비주는 코스피 하락률(-0.24%)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와 위안화 절하 등 각종 정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썩 좋지 않다는 시그널을 보여준 것"이라며 "중국과 직접 관련이 있는 종목일수록 타격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올해 중국 소비주는 주가흐름이 좋지 않았다. 지난 6월 초 메르스 사태로 폭락했다가 반등하는 듯했지만 지난 8월 중순 중국 위안화 절하 영향으로 다시 떨어졌다.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자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쏟아지며 하락세를 거듭했다. 최근 정부의 내수부양책과 메르스 종결 이후 중국 관광객이 늘어난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반등 기대가 커졌지만 중국 경제지표 때문에 주가가 다시 발목을 잡힌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유커주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인 입장은 중국 경제에 대한 바닥 확인이 연말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경기와 증시 바닥확인 과정을 좀 더 멀리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즉각적인 경기 경착륙의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뚜렷한 정책 대안 등이 없이 경기가 계속 둔화되고 있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입장은 유커주가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저가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쪽이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