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9월 7일(13:2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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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금 중 20곳은 지난해 은행 연이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의뢰로 국회예산정책처가 64개 기금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20개 기금의 운용수익률은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연 2.53%)보다 낮았다.
저수익을 낸 기금 중 960억원 규모의 국민건강증진기금이 0.12%로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다. 고용보험기금(1.77%), 산업재해보상및예방기금(1.77%), 낙동강수계관리기금(1.97%) 등도 1%대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학진흥기금(2.34%), 국민주택기금(2.44%), 청소년육성기금(2.47%) 등도 은행 이자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최소 9개 기금은 총1235억원의 자금을 금리 0%로 운용중인 한국은행 국고계좌에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지난해 기준 913억원의 여유자금(연중 운용평잔 기준)을 수익률 0%인 한국은행 국고계좌에 운영하고 있었다. 응급의료기금(169억원),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기금(127억원) 등은 수익률 0%인 한국은행 국고계좌에 지난해 운용평잔 기준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해왔다.
중소형 연기금들의 소극적 투자전력도 심 의원과 국회예산정책처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들 중소형 연기금들은 대부분 자산의 절반 이상이 정기예금과 채권 등 별다른 노력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수익률을 내부 목표로 삼아 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손실을 야기하지 않겠다는 매우 보수적인 목표이자 자산군의 시장평균만큼만 수익률을 실현하겠다는 소극적인 목적"이라며 "향후 달성가능한 합리적인 수준의 목표수익률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금운용역의 인원 및 전문성 부족도 개선할 점으로 거론됐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현재 8477억원의 자산을 직접운용하지만 이를 운용하는 인력은 2명뿐이다. 또 2013년 정보통신진흥기금은 기금운용평가에서 6명의 자산운용인력 중 1명만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은행 정기예금으로만 자산을 굴리고 있다고 지적 받았다.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기금은 지난해 여유자금인 4018억원에 달하지만 자산운용 전담부서나 운용역 없이 기금 담당직원 2명이 모든 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임금채권보장기금의 경우에도 구조적인 수지 흑자로 인해 지난해 6400억원까지 자금 규모가 커졌지만 이 자산을 사무관 1인이 담당하고 있다.
심 의원은 "정부기금의 여유자금은 늘어가고 있지만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기금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고 보다 적극적인 투자방식을 통해 기금운용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