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ETF, 인덱스펀드 제외) 가운데 설정액 5000억원이 넘는 대형 펀드는 16개(4일 기준)로 이 가운데 운용 규모 1조원 이상 펀드는 7개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가운데 대형 펀드 수는 1년 전과 같지만 자리 바뀜은 활발했다.
운용 규모 1조5046억원의 '메리츠코리아펀드'는 1년 새 설정액이 1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순식간에 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펀드로 자리매김했다. 이 펀드는 1년간 26.1%라는 기록적인 수익률로 최근까지도 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간 최근 석 달간도 3.91%로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올해 들어 가치주 펀드 가운데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도 설정잔액이 6576억원까지 늘면서 대형 펀드 반열에 새로 올랐다. 'KB중소형주포커스' '삼성중소형FOCUS' 등 중소형주 펀드도 자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운용 규모 5000억원 이상으로 몸집이 커졌다.
중소형주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중소형주 장세로 올해 들어서만 16.23% 수익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올 초 1조원대에 머물던 중소형주 펀드 전체 운용 규모도 최근 들어 3조원을 돌파했다. 설정액 3조원인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국내 최대 펀드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가치주 펀드 대명사로 꼽히는 '한국밸류10년투자' 'KB밸류포커스' 등도 운용 규모 1조원을 넘겨 대형 펀드 자리를 지켰다. 신영밸류고배당,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는 최근 1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지만 투자자금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대형주 펀드로 분류되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 '삼성코리아대표1' 펀드는 올해 들어 정반대 성과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는 연초 대비 8.88% 수익률을 내면서 1조원대 펀드 자리를 고수했지만 삼성코리아대표1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4.8%로 설정액이 크게 줄어든 것.
한편 '이스트스프링코리아리더스클래스펀드'는 연초 이후 12.07%라는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대형 펀드 반열에 새로 진입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홍콩 증시의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H주 펀드와 브릭스펀드가 대형 펀드 반열에서 대거 이탈하며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현재 설정액 5000억원을 넘는 대형 해외 주식형 펀드는 4개로, 1년 전 7개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연초 H주를 비롯
금융위기 당시 큰 손실을 냈던 '신한BNPP봉쥬르차이나1' '피델리티차이나' '슈로더브릭스' 등은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며 운용 규모가 줄었고, 유럽 시장 인기로 '슈로더유로펀드'가 설정액 1조원을 넘어섰다.
[석민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