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한국펀드평가) |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졌던 채권형펀드가 달러 강세에 따른 통화가치 변동에 속절없이 당하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것도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11일 한국펀드평가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해외 신흥국 채권형펀드 40개의 수익률은 연초 대비 -4.35%로 집계됐다.
다른 해외채권펀드가 소폭이나마 일제히 수익률을 시현한 것과 달리 신흥국 채권형만이 손실을 면치 못한 셈이다. 전체 해외채권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대비 0.62%다.
최근 1년 수익률은 -9.30%로 더 나쁘다. 1년 새 유럽채권형 펀드가 3.63% 넘는 수익을 내며 채권형펀드의 ‘이름값’을 하는 동안 신흥국 채권형펀드는 투자자에게 10% 가까운 손실을 안겼다. 일반적으로 채권형펀드의 연간 기대수익률은 3~4%대로 알려져있다.
개별 상품으로 보면 운용규모 170억9000만원으로 상위 수준인 ‘KB이머징국공채인컴[자](채권)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3%로 가장 부진했고, ‘미래에셋이머징로컬본드[자]1(채권)C-C-F’가 -11.3%였다.
특히 한달새 수익성 악화가 더욱 심화됐다. 신흥국채권 펀드는 6개월 동안 -3.0% 떨어졌는데, 한달 동안에만 -2.18% 수익이 악화되며 손실이 집중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가시화되면서 외국인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탓으로 보인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채권형펀드의 수익이 악화된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급격한 자금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신흥국에 있던 자금들이 본국으로 회귀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채권형펀드의 투자매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즉, 과거 달러 약세 국면에서 몰려들었던 신흥국 투자 자금이 달러 강세에 따라 다시 유출되면서 줄줄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 채권형펀드에 대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권한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둔화와 중국 경기 불안, 미국 금리인상 등과 맞물린 달러강세로 인해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매력이
이어 “달러 변동성 축소와 중국 성장에 대한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신흥국 투자는 당분간 주의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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