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연기…주간사 "매각 원점 재검토"

현대백화점그룹이 단독 응찰한 국내 3위 물류업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매각 측이 경쟁구도 불성립 등을 이유로 유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보유한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 관계자는 16일 "본입찰 접수 결과 경쟁구도가 성립되지 않아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기로 했다"며 "매각 작업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디벡스홀딩스와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산업은행이 실시한 이날 본입찰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단독 응찰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홈쇼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CJ대한통운과 신세계는 막판 고심 끝에 이번 본입찰에 불참했다.
앞서 매각 측은 현대백화점, CJ대한통운, 신세계, 한국타이어, 동원,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7곳을 적격예비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해 실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현대백화점만 인수전을 완주했다.
인수 후보 측 '입질'이 부진한 여파로 디벡스홀딩스와 매각주간사 측은 본입찰 접수 마감 이후 장시간 회의에 들어갔고 결국 매각 작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현대백화점으로서는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인수전 시작 전부터 높은 관심을 보여온 곳 중 하나다. 그동안 범현대가인 현대로지스틱스에 택배 등 물류업무를 위탁했지만 현대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물류채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또한 인수 성공 후 범현대가로 현대차그룹에 속한 현대글로비스와 전략적 제휴 가능성까지 열어 놓을 때 동부익스프레스는 현대백화점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동부익스프레스는 매물로 나올 만한 마지막 남은 대형 3자 물류회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인수 후보들은 동부익스프레스의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주목해 왔다.
반면 동부익스프레스가 동부그룹 계열사 물량이 상당하다는 점, 인천 항만 관련 정부의 최소수익보장 종료 이후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 등이 막판 다른 인수 후보들 발목을 붙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 이새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