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4거래일만에 국내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하면서 한국증시에 타격을 줬다. 지수는 30포인트 넘게 떨어졌으며 특히 매도가 집중된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3거래일 동안의 순매수를 멈추고 2000억원에 가까운 매도 폭탄을 던졌다. 29거래일간 주식을 팔았던 역대 두번째의 순매도 행렬을 멈추는 듯 했지만 다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여기에 기관이 합세하면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27포인트(1.57%) 추락한 1964.68로 마감했다.
이를 놓고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동결에 따른 ‘안도 랠리’에는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이 미뤄지면서 오히려 글로벌 경기가 불안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입은 단기적인 흐름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보유한 대형주를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두달새 6% 넘게 떨어지면서 실적 우려가 부각되자 715억3900만원 어치를 매도했다. 주가도 115만원까지 후퇴했다.
지난 3거래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였던 현대차도 ’반짝’ 매수에 그쳤다. 환율 상승 호재와 미국·유럽 등 주요국에서 판매가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348억2800만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국인은 이날 POSCO와 SK하이닉스도 190억500만원, 136억200만원씩 순매도했다. 기아차는 88억7400만원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수 하락과 복원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대형주의 상승 강도가 컸다”면서도 “이번엔 ’유동성 위축’이 연기되면서 낙폭이 과도했던 고성장주 중심의 주가 복원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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