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은 꿋꿋이 매수…10일연속 담았다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는 가운데 연기금이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증시 버팀목 구실을 하고 있다.
연기금은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900억원가량 매수 우위를 보이며 증시를 떠받쳤다. 연기금은 지난 10일부터 10거래일 동안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연기금은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8조8000억원가량 순매수했고, 이달 들어서만 벌써 1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는 와중에도 연기금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지수를 지지했다는 분석이다.
연기금은 하락장이 연출된 최근 한 달 동안 대형 수출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5650억원)였고 현대차(2460억원) LG화학(1150억원) 기아차(1020억원) 순으로 매수했다. 기간을 3개월과 6개월, 연초 이후로 늘려 잡았을 때에도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크게 떨어져 가격 경쟁력이 발생한 데다 밸류에이션이 사실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종목들이 집중적인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기업 실적 전망도 어두워 외국인을 국내 증시로 다시 끌어들일 만한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4분기에도 연기금이 증시 버팀목 구실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시장 수급의 밑바탕은 연기금 몫이 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지수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하더라도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박스권 장세가 본격화한 2010년 이후 연기금 매수세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집중됐다"면서 "4분기에만 총 12조원의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