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내 건설사 해외 건설 수주액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쿠웨이트에서 따낸 54억달러짜리 정유공장 프로젝트 덕에 실적이 '반짝' 뛴 것이다. 연말까지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다만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는 데다 향후 중동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이란 등 새로운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건설업체가 계약한 해외 건설 프로젝트 수주 금액은 총 338억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472억달러)의 71.6% 규모다. 올 상반기 실적이 1년 전의 68%인 255억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새 70% 선을 회복한 셈이다.
지난 7월 말 대우·현대·SK·한화건설·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쿠웨이트 알주르 신규 정유공장(NRP) 프로젝트 영향이 컸다. 연초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가 발주한 이 프로젝트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따낸 금액은 54억달러로 올해 해외 건설 사업 중 최대 규모다. 김운중 해건협 실장은 "국제 유가가 4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고 중동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선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사업도 적잖다. 카타르,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10억달러 규모로 나온 발전소 프로젝트는 현재 국내 건설사들이 낙찰의향서까지 수령한 상태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고스란히 한국 기업 몫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이날까지 중동 지역 수주액은 120억달러로 지난해 261억달러의 반절도 안 된다. 아시아 수주액은 같은 기간 97억원에서 156억원으로 뛰었지만 중동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역부족이다.
해외 사업의 90%를 도맡는 대형 건설사가 과거만큼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지 않은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