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사장이 표면상 '고객보호'를 내걸고 잇단 개혁작업을 펼쳤지만 이 과정에서 한화증권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본부 사업부장 4명과 지점장 53명은 이날 주진형 사장실을 항의 방문해 10월 5일 실시 예정인 '서비스 선택제'를 유보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본부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함과 동시에 본사 팀장 30여 명과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들도 일제히 이들에 대한 지지 성명을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했다. 사실상 전 직원이 주 사장에 대한 항명에 나선 것이다.
서비스선택제란 주식매매 수수료를 기존 거래대금에 비례해 일정 비율로 받던 정률제에서 거래 건당 수수료를 받는 정액제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수수료 체계다. 거래 비중이 가장 큰 온라인 거래의 경우 기존 수수료는 '거래대금×0.1%+1950원'에서 건당 6950원으로 변경된다. 이 경우 건당 거래대금이 500만원 이하인 고객은 수수료 부담이 높아지며 500만원 초과이면 낮아지게 된다.
고액 거래자를 우대하겠다는 것이다.
시장 반응은 주 사장에 대해 싸늘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매매 수수료율이 이미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수수료 체계 변화는 개미들의 이탈만 초래할 뿐 아무런 효과가 없는 '보여주기식'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수수료 정액제 시도는 이미 10년 전에 업계에서 폐기처분된 모델이다
임직원 반발에도 수수료 체계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는 주진형 사장은 내년 3월을 끝으로 사장직에서 물러난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