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중소형 증권사에 ISA는 그림의 떡?

[본 기사는 10월 1일(16: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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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재산형성을 목적으로 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내년초 도입을 앞둔 가운데 상당수 중소형 증권사들은 신탁업 인가가 없어 ISA 취급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형 증권사를 이용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거래 증권사에서 ISA 개설이 안되면 다른 금융회사를 찾아 새로운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6개(펀드온라인코리아 포함) 가운데 키움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KTB투자증권·LIG투자증권 등 16개 증권사는 현재 신탁업 인가가 없어 ISA 취급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8월초 ISA 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신탁업 인가가 있는 은행·증권·보험사에서만 ISA 개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신탁업 인가를 신청하기 위해선 금전신탁 기준 최소 자본금이 130억원(종합신탁은 250억원) 이상 있어야 한다. 10년 연속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시장 1위로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내고 있는 키움증권은 현재 종합신탁업 인가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다만 나머지 중소형 증권사들은 ISA 취급을 위해 신탁업 인가 자본을 마련하기에 부담이 크다.
업계에서는 투자일임(자본금 15억원 이상)과 신탁의 차이가 크지 않은만큼 자본금 30~40억원 수준으로 ISA 취급을 위한 별도의 신탁인가를 허용해줄 것을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베스트증권 관계자는 ＂현재 개인고객이 20만~30만명이나 되는데 신탁업 인가 때문에 ISA를 내주지 못한다면 고객들이 다른 금융회사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며 ＂ISA용 별도 신탁업 인가 요건을 30억원 정도로 낮춰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ISA 관련 세미나에서 ＂낮은 수준의 자기자본을 요구하는 ISA용 신탁업 인가단위를 추가로 신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ISA를 취급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도입 예정인 ISA는 계좌 하나에 예·적금, 펀드,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연 2000만원까지 담아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운용이 가능하다. 5년 만기 인출 때 순수익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200만원 초과 수익은 분리과세 9.9%(지방세 포함) 세율이 적용된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