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찾은 대구 수성구 연호동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야구장 공사 현장. 내년 2월 준공을 앞두고 바닥을 다지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재 공정률 80% 단계로 당장 내년 3월 열릴 시즌 시범경기부터 이곳에는 프로야구팀 삼성 라이온즈 홈팬들의 함성이 울려퍼질 전망이다.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의 금현철 현장소장은 “국내 최초로 8각형 모양으로 선보이는 등 관객이 경기를 최대한 박진감있게 즐길 수 있는 설계를 총동원했다”고 강조했다.
총 사업비 1666억원이 투입되는 이 구장은 지하 2층~지상 5층, 총 2만4300석 규모(최대 수용 2만9100명)로 들어선다. 좌석 규모로 보면 잠실과 문학경기장에 이어 국내 3위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야구장 전체를 8각형으로 선보이는 점이다. 메이저리그(MLB) 야구팀 필라델피아 필리스 홈구장 ‘시티즌스 뱅크 파크’를 벤치마킹한 것으로,기존 원형 구장보다 관중석과 필드 거리가 가까워 관중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로 라이온즈 파크의 하부 스탠드부터 1,3루 베이스까지 거리는 18.3m로 국내에서 가장 짧다. 상부 스탠드도 기존 야구장보다 7.4m 더 당겨 4~5층에서 경기를 봐도 아랫층 못잖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상부 관람석 앞은 국내 최초로 유리난간을 설치해 관람객들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경기를 한 순간이라도 놓치기 싫은 열혈팬을 위해 상부와 하부 관람석 사이 복도를 개방형으로 꾸민 것도 주목된다. 덕분에 화장실이나 매점에 가는 중에도 경기를 계속 볼 수 있다. 경기장과 좌석이 가까워지면서 생기는 사각(死角)은 주 전광판을 가로 36m, 세로 20.4m 국내 최대 크기로 만들어 해결하기로 했다.
관중석의 눈부심을 막기 위해 필드 축은 동북동향으로 배치했다. 이렇게 하면 주로 경기가 열리는 오후 6시에는 필드의 대부분인 83%가 그늘로 덮인다. 일반적으로 홈팀 관객이 더 많은 점에 착안해 전체 좌석의 55%를 홈팀 관중석으로 선보인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야구장을 찾는 단체 관람객을 겨냥해 패밀리석과 잔디석, 파티플로어 등 11가지 5000여석에 달하는 이벤트석도 꾸민다.
구장이 들어서는 연호동 일대는 그린벨트 해제지역이다. 천을산 등 녹지 한 가운데 들어서는 ‘자연 속 야구장’으로, 도심지 한 가운데 있는 다른 곳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대우건설은 야구장 주변에 산과 연결되는 산책로를 꾸며 경기가 없을 때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삼성 라이온즈 홈구장이지만 정작 삼성물산은 공사비 책정 당시 이견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관객들도 메이저리그 못잖은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대표 야구장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대구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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