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판교 중심가 모습. [사진 제공〓알파돔시티자산관리] |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판교신도시는 강남의 IT기업과 관련 오피스(사무실) 수요뿐만 아니라 분당 상권까지 흡수하며 '빨대' 효과를 본격 발휘하고 있다. 내년에 신분당선이 연장되고 제2테크노밸리 개발까지 더해지면 배후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8월 현대백화점이 수도권 최대 규모(연면적 23만5338㎡, 잠실운동장의 7배 크기)로 개장하고 차별화한 식품관을 선보이면서 인파를 모으고 있다. 판교 상권이 본격적으로 분당 고객을 흡수하며 부동산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듯하다. 판교 주민들이 주로 찾던 AK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분당점 발길이 뜸해진 것은 물론 차별화된 MD(관련 상품) 구성으로 판교 상권을 선도하던 아브뉴프랑도 매출 타격이 불가피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교가 강남과 분당의 노후화된 오피스와 상권을 흡수해 판교 전체 상권의 몸값을 키울 것으로 관측한다.
강정구 CBRE 글로벌인베스터스 전무는 "강남에서 IT기업들이 이주하면서 소득 수준이 높고 좀 더 동질적인 사람들이 모이면서 강남과는 차별화된 글로벌한 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2 테크노밸리가 개발되고 상주 인구가 늘며 거대 상권이 안착되고 주거와 오피스 투자 매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당 상권이 노후화된 시점에 판교 상권이 퇴로를 열어줬다는 분석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오피스 명목 임대료는 판교가 강남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6년간 조성 기간을 거쳐 오피스시장이 안정화되는 추세에다 상권도 자리 잡아 생활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판교는 철저한 계획도시로 개발돼 상권 흡수에 유리했다는 평가다. 분당 인근에 KIS와 CSIS 등 국제학교와 혁신학교 등이 자리 잡아 강남과 차별화된 교육 수요도 만족시킨다.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만난 40대 주부 김은경 씨(분당 수내동)는 "차로 10분이면 오니 새로운 먹거리를 맛보러 요즘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지하 식품가에는 뉴욕 대표 베이커리 '매그놀리아'와 부산 명물 '삼진어묵'이 나란히 입점해 평일 오후에도 평균 1시간 이상 대기 줄이 형성될 정도다. 상층부 패션 매장은 다소 한산한 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 인기 덕에 개점 한 달간 목표 매출액보다 20% 이상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백화점이 완전히 경쟁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판교 현대백화점은 여전히 주차가 복잡해 오히려 한눈에 물건이 들어오는 기존 백화점이 편하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대형 백화점의 개점 효과로 단기간 상권 독식을 판가름하기는 이르다"며 "장기적으로 백화점 위주 소비가 해외직구로 변화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인근 상권이 개성을 살리며 공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도보로 10분 거리인 아브뉴프랑은 전략적 MD 구성과 유럽식 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상권이 살아나면서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931가구의 판교 알파리움은 2013년 분양 때보다 3억원 이상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3.3㎡당 2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