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참여국인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 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면서 큰 폭으로 뛰었다. TPP가 발효되면 TPP 지역 수출 시 관세가 철폐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과 수출 경합 관계에 있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피해가 예상된다는 관측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섬유·의복업종지수(1.16%)는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반면 운송장비지수는 2.24% 하락했다.
섬유·의복 업종 중에서 최대 수혜주로 꼽힌 것은 한세실업. 이 회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10% 오른 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7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세실업은 2001년 베트남에 진출했고 현재 베트남 생산 비중이 60%에 달해 TPP 협정 체결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의류 OEM 업체인 태평양물산도 4.25% 올랐으며, 영원무역은 장 초반 3% 이상 급등했다가 급등 부담감으로 오히려 막판에 1.85%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다. 태평양물산과 영원무역은 베트남 생산 비중이 각각 50%, 18% 수준이다.
방직업체도 큰 폭으로 뛰었다. SG충남방적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경방(4.06%) 일신방직(2.28%) 등도 장 초반 9%대 높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거나 설비 투자를 통한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방직업체 수혜가 예상된다"며 "경방과 SG충남방적은 베트남 현지 매출 비중(2014년 기준)이 이미 각각 12.4%, 52.1%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일신방직은 올해 4분기부터 베트남 방직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며 수혜주로 꼽았다.
반면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일본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자동차 업종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전날보다 6000원(3.66%) 내린 1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모비스(-0.87%) 기아차(-3.24%) 등도 동반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FTA 일정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현재 2.5%에서 내년부터 0%로 철폐되기 때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멕시코 등에 이미 한국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이 동반 진출해 있기 때문에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공급량 중 현지 생산 비중이 각각 53%, 4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기 때문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자동차 부품주는 만도(-2.18%) 현대위아(-3.89%) 한일이화(-4.96%) 등 모두 떨어졌다. 전기전자 업종도 큰 영향이 없겠지만,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부품과 소재는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TPP 타결 소식에 국내 증시가 업종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렸지만 TPP라는 재료가 추세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TPP는 세부 사항 확정 등 추후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 말이나 발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증시가 본격적으로 3분기 실적발표에 들어가는 만큼 실적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TPP가 타결됐다 하더라도 비준을 거쳐 실제 발효되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린다"며 "섬유·의복 업종이 오르는 것이나 자동차 업종이 빠지는 것 모두 최근 증시에서 모멘텀을 형성할 만한 재료가 없기 때문에 과도하
[전병득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