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분양가가 7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산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지어지는 ‘해운대 엘시티 더샵’ 320㎡(97평형)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67억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3.3㎡당 분양가는 7002만원이다. 이는 국내에서 정식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가운데 사상 최고가다.
서울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에 분양됐던 성수동1가 갤러리아 포레 377㎡(52억5200만원)는 물론 역대 최고가 분양권인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3차 273㎡(53억2932만원)보다도 높다. 지난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3.3㎡당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어 화제를 모았던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48㎡의 3.3㎡당 5205만원을 훨씬 웃돈다. 부산에서 보면 2008년 분양 당시 초고가 논란을 일으켰던 해운대 우동 아이파크 423㎡(57억6360만원)의 3.3㎡당 분양가(4500만원)에 비해선 3.3㎡당 2500만원이나 높다.
엘시티더샵 3.3㎡당 평균 분양가도 2730만원으로 역대 부산시에서 분양된 아파트를 통틀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올해 선보인 해운대 자이2차는 3.3㎡당 평균 1150만원에 분양됐고, 지난 3월 고가 논란이 일었던 남구 용호동 W(더블유) 아파트는 3.3㎡당 1511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책정이 시행사 자율에 있고, 해운대 조망권 등 입지적 장점을 감안하더라도 비싼 분양가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엘시티더샵의 영향으로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최근 1118만원에서 2427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분양가 정책은 인근 아파트 시세나 신규 분양가를 끌어올려 거품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입주 시점에 가격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엔 미입주와 해약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분양가 인상은 결국 업체와 입주자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 개관한 엘시티더샵 견본주택에는 연휴 마지막날 11일까지 나흘간 5만여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개관 이틀째에는 국세청 담당자들이 견본주택 현장에 방문해 올바른 부동산 거래에 대한 당부와 견본주택 일대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해운대 관광리조트 엘시티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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