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시작은 땅이라고 하면 틀린 말일까?
보통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접하게 되는 말이 ‘땅을 잘 사야 부동산 투자에 성공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참 많은 사람들이 땅을 잘 사기 위해서 많은 곳을 돌아다닌다. 전국을 부동산 광풍으로 휩쓸던 시절이나 부동산이 정체기에 있을 때나 상관없이 부동산 투자의 첫걸음인 것 마냥 전국에 좋다는 땅은 다 다녀보는 것 같다.
과거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의 열기가 오르면 사람들은 앞 다투어 열기의 현장으로 갔었다. 그래서 부동산 전문가인 자신이 보기에 가장 멋져 보이는 땅을 다른 사람이 선점하기 전에 우선하여 계약하게 된다. 물론 땅을 분양하는 사람들에게서 제일 좋은 땅을 사셨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게 들어서 좋은 땅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땅을 보면서 흔히 하는 건폐율이나 용적률을 들먹이고 남쪽과 북쪽, 그리고 도로의 너비 등을 입에 올리면서 자신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자화자찬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자긍심이 건축설계에 들어가면서 여지없이 무너지게 된다. 그 땅은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지하의 와인바를 비롯해 지하주택을 설치할 수 없다거나, 경사지붕을 해야 해서 옥상을 둘 수 없다거나, 주차장을 설치하고 나면 1층에 상가를 둘 수 없기도 하고, 노후를 위한 카페 등 근생 시설을 허가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물론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원하는 최소한의 집을 지을 수 없을 때도 있고, 도로가 부족해서 신축이 불가능한 곳도 있다.
땅을 계약한 후에 잘 샀는지 건축사를 찾아간다면 때론 늦을 수 있다. 계약하기 전에 건축사를 찾아가서 확인해 볼 수 있다면 최소한의 실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처음 찾아가는 건축사가 빈틈없이 모든 정보를 다 전해줄 수는 없다. 땅을 사고 나서 건축사를 찾아갈 것이 아니라 땅을 사기 전에 건축사와 전반적인 것을 상의하고 어떤 건물을 지을지, 어느 정도의 건물을 지을지, 그래서 어느 정도의 땅이
부동산에서, 집짓기에서 땅의 선택이 시작이라면 좋은 땅의 선택에 공을 들이는 것만큼 자신과 맞는 건축사를 선택하는 것에 공을 들여야 후회 없는 땅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라임건축 김법구 건축사][ⓒ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