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국민은행이 수천명의 개인정보를 유통시키다 적발돼 충격을 줬는데요.
은행권의 정보관리는 여전히 변한 게 없습니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국내 대형은행들의 고객 정보 관리 실태를 강태화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우리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김모씨.
김씨는 귀찮을 정도로 자주 걸려오는 대출 상담 전화를 받아야 했습니다.
전화가 온 곳은 대부업으로 등록된 대출 중개 업체.
인터뷰☎ : 대출중개업체 관계자
-"여러군데 대출업체로 고객정보를 뿌리는 은행도 있고, 자체적으로 저장해 두는 곳도 있습니다. 콜센터가 어떤 은행과 연계돼 있는지 상담원은 자세히 모릅니다."
이 은행 뿐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고객정보를 대부업체 등에 유통시킨다는 충격적인 말입니다.
인터뷰 : 우리은행 대출담당자
-(은행과 계약이 체결돼 정보를 볼 수 있다고 하던데요?) "(대출중개업체를) 고발하세요 그럼. 고발해서 확인해봐요. 말이 안되는 것 아닙니까?"
문제는 허술한 정보 관리가 특정 은행에만 한정된 게 아니란 점입니다.
이모씨는 국민은행의 한 지점에서 보낸 스팸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씨는 문자 광고를 거부하려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인터뷰☎ : 수신거부 ARS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광고성 메시지를 거부할 수 있는 전화입니다. 고객님의 주민번호 13자리를 입력해 주십시오."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전화에 이씨는 보이스피싱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신거부도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 해당지점 관계자
-(국민은행 이 지점과 거래 내역이 전혀 없어도 문자가 오나?) "그러면 안되죠. 문자가 갈 리가 없죠." (만약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것인가?) "결과를 보고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 봐야 하고요..."
강태화/기자
-"지난 8년간 이씨가 국민은행과 거래한 모든 내역입니다. 하지만 은행의 말과는 달리 해당 지점과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없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지점은 금세 말을 바꿉니다.
인터뷰 : 해당지점 관계자
-(이곳과 거래를 한번도 한적이 없는데 왜 정보가 여기까지 흘러가서 연락이 오는가?) "저희들은 문자를 보낸 게 없는데 받으셨다고 하니까..."
문자를 보여주자 말은 또 달라집니다.
인터뷰 : 해당지점 관계자
-"제가 보낸게 맞네요. 혹시 중간에 핸드폰 번호가 바뀌었다거나..." (아니요.) "과거부터 계속이요?"
현행법 상 수집된 정보를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은 불법이고 더욱이 수신거부를 방해하면 실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국민은행 팀장
-"지점에서 하는 모든 활동은 국
정보보호를 생명으로 여긴다는 은행들.
하지만 소중한 개인정보는 은행들에겐 서로 돌려보다 버리는 휴지조각에 불과합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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