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중국·러시아 등 글로벌 슈퍼리치들이 전세계 주요 도시들의 랜드마크급 빌딩 꼭대기층 펜트하우스를 사들이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 현상과 함께 부가 한쪽으로 쏠리는 양극화의 또다른 이면이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432 파크애비뉴’는 상업시설이 아닌 주택인데도 높이가 426m(96층)에 달한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도 45m 높다. 뉴욕 시내를 사방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이 건물의 펜트하우스는 이미 9500만 달러(약 967억원)에 주인을 찾았다.
뉴욕 157 웨스트 57번가에 위치한 ‘One57’ 도 주거용 건물이지만 높이가 306m로 총 90층이다. ‘One57’도 가장 큰 집이 9000만달러(약 917억원)에 팔렸다. 굳이 새 건물이 아니어도 펜트하우스는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날드 트럼프가 최근 판 뉴욕 맨하탄 펜트하우스는 2100만달러(약 245억원)에 달했다. 이 펜트하우스는 트럼프 파크 에비뉴 59번가에 위치한 32층짜리 건물 중 24층이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높이 올라갈 수록 조망권과 개방감이 극대화된다”며 “초고층 펜트하우스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30~40층에서 내려다보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60~70층 이상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도쿄도 초고층 맨션 건설 붐이 다시 일고 있다. 미쓰비시지쇼는 도쿄 니시신쥬쿠에 국내 첫 208m 60층짜리 초고층 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펜트하우스에서는 일본의 최고 산으로 불리는 ‘후지산’이 보인다. 도쿄역세권 도시재생 중인 초고층 건물에는 다국적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초호화 레지덴셜(거주시설)을 설계할 예정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볼때 펜트하우스의 또 다른 매력은 ‘슈퍼리치들만의 리그’에서 거래되는 만큼 웬만해선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뉴욕 소재 정보업체인 ‘시티리얼티’에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뉴욕 시내 20층 이상 주거용 빌딩(콘도)의 펜트하우스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같은 콘도에 비해 평균 34% 비싼 가격에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신축된 건물의 펜트하우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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