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發 `소송 리스크` 호텔롯데 상장 난항

호텔롯데 기업공개(IPO)가 신동주발 소송전 리스크로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른 시일 안에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IPO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소송전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생겼다. 소송전으로 인해 기업 영업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되면 상장을 심사하는 한국거래소의 심사 승인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장 요건에는 매출액·이익 등을 보는 형식적 요건과 경영 투명성, 기업 안정성 등을 살피는 질적 요건이 있는데 이 경우 질적 요건에서 걸림돌이 된다. 장애물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소유 주식을 상장 이후 6개월간 보호예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보호예수에 응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상장 심사 통과가 아예 불가능하다.
15일 김성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사부장은 "간혹 형제들 간 계열 분리가 되거나 다툼으로 인해 보호예수에 협조하지 않으면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 미만인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상장을 허용하는 규정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5%를 넘으면 예외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호텔롯데 지분율이 어느 정도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IB업계에서는 사실상 IPO가 물 건너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호텔롯데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일본롯데홀딩스로 지분율은 19.07%다. 광윤사도 5.45%나 보유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4일 지분율 51%로 과반 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광윤사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 IB관계자는 "5%라는 숫자는 공시 규정과도 맞물려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호텔롯데 IPO를 위해 규정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상장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상태로 IPO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가 약속한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적인 만큼 내년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