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회사채 발행 규모는 2조5000억원, 상환 규모는 2조8829억원으로 2개월 만에 다시 회사채 상환금액이 발행금액을 넘어섰다. 지난 7월에도 대우조선해양 쇼크로 회사채 발행 시장이 위축되면서 회사채 상환 규모가 발행 규모를 넘어선 바 있다.
최근 회사채 발행이 부진한 이유는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우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금리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기관투자가들의 회사채 투자 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0개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투자자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정대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과 BNK캐피탈, 폭스바겐파이낸셜 사태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재개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미매각으로 시장 평판이 나빠지고 발행금리도 기업이 제시한 희망금리 상단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만기가 돌아와도 현금으로 상환하거나 회사채 재발행을 연기하는 기업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중공업과 GS칼텍스는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각각 3000억원과 1500억원을 전액 상환했다. 포스코도 다음달 16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5000억원을 내부 보유 현금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증권사와 주관계약을 체결했으나 시장 상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자 회사채 발행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날짜를 미루는 기업도 늘고 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대신
회사채 시장 부진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이달에도 순상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만기 예정금액은 2조원이 넘지만 현재까지 회사채 발행금액은 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