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촌. [매경DB] |
매매가격과 전세금 간 차이가 크게 좁혀진 가운데 전세 투기가 극성이다. 서울 성북구 새 아파트촌 등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 급매물을 매입한 다음 기존 전세금보다 높게 임대해 투자자금 회수와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갭 투자 방식이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지방 투자자까지 가세하면서 갭 투자자들이 가을철 서울 전세금을 비정상적으로 올려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는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고양 덕양을)이 강서구 아파트의 전세 낀 매매 거래를 집중 추궁하면서 '무피투자·전세깡패'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길음뉴타운 사업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 성북구 길음동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길음동의 아파트 전세금은 올해 들어 상승폭을 키워 3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10.3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성북구는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이 10월 기준 82.22%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데 그중에서도 길음동의 전세가율은 86.7%로 유독 높다.
길음뉴타운 인근에서 갭 투자가 성행한 것은 뉴타운 아파트 입주가 속속 이뤄지면서 기존 가격 대비 전세, 매매가 상승 여력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북구에선 이달 말 길음동 498 일대 2구역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336가구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고, 내년에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1구역 롯데캐슬과 3구역 등이 분양 예정이다.
성북구 외에 동대문구 '래미안 답십리 미드카운티' 등 강북에서 신규 분양을 앞둔 단지들도 분양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다.
갭 투자 방식으로 집을 3채 샀다는 한 업계 관계자는 "갭 투자가 유행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로 성북, 강서, 관악 등 전세가율이 높은 서울 지역에 집중됐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많이 쏠린 지역은 가격 부담으로 전세 물건이 쌓이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잔금 납부 기간 등을 감안하면 전세 시장 수요가 풍부한 요즈음에 투자자들이 전세금을 더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갭 투자자들이 전세 물건을 공급하는 점은 순기능이지만 전세가격을 억지로 투기적으로 높이면 결국 무주택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돼 시장질서를 교란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원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