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서 자동차 부품 회사를 운영하는 김영중씨(63)는 주중에는 창원 공장 인근 아파트에서 지내지만 주말이면 해운대 센텀시티에서 가족들과 호젓한 주말을 보낸다. 주말에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즐기거나 친구, 친지를 불러모아 파티를 하는 것으로 주중 업무 스트레스를 푼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 도시민들이 주말마다 차를 몰고 교외로 나가 전원주택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식물을 심은 정원을 가꾸며 여유를 즐기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소득 3만달러 시대와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주말에 가족과 함께 편한 시간을 즐기는 별장 개념의 ‘세컨드 하우스’형 아파트가 뜨고 있다. 집이 직장이나 학교 근처 거주 중심에서 주말 문화나 스포츠,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노왕섭 세빌스코리아 팀장은 “과거 미국과 영국 사례를 보면 소득수준 2만~3만달러 시점에 세컨드하우스 및 전원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거주지에서 1~2시간내에 오갈수 있는 지역에 주변에 골프장이나 스키장 등 취미생활을 즐길 거리가 있는 지역이 유망하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수도권에서 가깝고 한강을 낀 경기도 광주, 가평, 양평, 강화 등이 인기였으나 개발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상승하자 최근에는 서울에서 2시간내 도착하는 강원도 평창, 여주 및 충청도지역으로 대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휴가때 즐긴다는 개념의 ‘베케이션홈’시장이 뜨겁다.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베케이션 홈 구입은 113만채로 전체 주택 구입의 21%를 차지했다.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13년보다 57% 증가한 것이었다. 저금리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전체 가구의 상위 10%는 재정적으로 훨씬 안정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에서 대도시 인근 강이나 바닷가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누리는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도 뜨거웠다. 현대산업개발이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에 공급한 ‘속초 아이파크’도 22일 1순위 청약마감 평균 경쟁률이 이 8.77대 1을 기록했다. 539가구(특별공급 148가구 제외) 모집에 4727명이 청약한 것. 이진우 분양소장은 “이 지역 청약통장 갯수가 기껏해야 2000개 넘는 수준이라 외지에서 주소 이전 등으로 청약한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해가 가까운 속초 특성상 외지인 손바뀜을 기대하고 청약한 내지인도 많다. 청초호와 속초해수욕장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동해바다 조망이 가능해 관심을 모았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21일 청약한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도 최고경쟁률 57대 1로 모든 주택형이 순위내 마감했다. 동쪽으로 한강과 서쪽으로 망월천수변공원이 있는데다가 가야공원 캠핑장, 미사리조정경기장, 승마공원 등 휴양·레저시설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세컨드하우스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도 평균 분양가가 3.3㎡당 2730만원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만 1만5000여명이 몰리며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이 단지는 바다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가구가 남향이다. 해운대 바다조망을 하며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풀과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인프라도 갖췄다.
입지가 뛰어난 세컨하우스는 임대 상품으로도 활용되 투자상품으로도 한몫한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앞자락에 위치한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와 ‘해운대 아이파크’는 월세 1000만원에 육박한다.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04㎡형은 보증금 1억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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