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종가 기준으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12% 상승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안정화된 미세공정으로 경쟁사보다 먼저 전환한 덕분에 차별화된 수익성이 돋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여러 가지 주주환원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줬다. 지난 22일 삼성전자는 "주주중시 경영의 일환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사주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주주환원정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오는 29일 예정된 확정 실적 발표 때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SDS 주가도 이날 장중에 30만원을 돌파했다. 삼성SDS 주가가 30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 6월 3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삼성SDS의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특히 물류 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부문에서 삼성전자 물동량은 100%를 차지한다. 삼성SDS의 전체 매출에서 물류 BPO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0%에서 2018년 41%까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SDS의 펀더멘털(기업가치)과 투자심리가 모두 삼성전자에 좌우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삼성SDS 주가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에 버금가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이후 23일까지 삼성전기 주가는 11.8% 올랐다.
삼성전기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지켜본 투자자들이 삼성전기 역시 깜짝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미리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실적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중저가 스마트폰과 갤럭시노트5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과 함께 삼성전기 실적을 이끄는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의 성과물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기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우 호조를 보이고 있는 부품과 달리 완제품에서는 수요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5년 16.4%, 2016년 7.7%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라며 "그나마 스마트폰의 출하량 성장이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완제품 수요 위축은 부품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박스권에 갖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